◀ 앵 커 ▶
"콩 까먹는 소리를 한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강원도의회 상임위원장이
도정질문을 하는 공식 자리에서
도청 간부 공무원에게 한 발언인데요.
해당 의원은 지역 방언이라 해명했지만,
공무원 노조는 막말과 갑질이
도를 넘었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백승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강원도정 질문이 이어지는 자리.
김용복 농림수산위원회 위원장이
고성에 있는 세계잼버리 수련장
위탁 문제를 따지다 언성을 높힙니다.
◀ SYNC ▶
이경희 강원도 보건복지국장 김용복/도의회 농림수산위원장(지난 23일)
"더 변명하지 마시고...
(변명이 아니고요.) 본 의원이 지금
얘기하는 것은 잼버리장을 그렇게
활용해야 하는데, 엉뚱하게
무상 임대를 줘가지고 그 사람들만
배를 채우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강원도에서 직접 잼버리장을
관리한 때도 있었다는 답변이 나오자,
이렇게 발언합니다.
◀ SYNC ▶
이경희 강원도 보건복지국장 김용복/도의회 농림수산위원장(지난 23일)
"(91년도부터 해서...)
옛날 그 콩 까먹는 소리, 말씀하지 마시고
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시고
지금 현재를 보자는 얘기예요."
당시 도정질문은
도의회 홈페이지와 도청 사무실 TV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었습니다.
도청 내부 게시판에는
"귀를 의심했다", "충격적이다"
"소리 지르는 의원들
무서워서 일을 못하겠다" 등
김 위원장의 발언과 태도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습니다.
강원도청 공무원 노동조합은
모욕적인 발언으로
자괴감을 느낀 공무원들이 많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 INT ▶[신성호/강원도공무원노조 위원장]
"해당 도의원은 도민을 대표하는
공인으로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을
진심 어리게 인정하고, 진심 어린
공개 사과를 강력히 요구한다."
김용복 위원장은 해당 발언은
지역 방언이라며 공직자들을 폄하하는 등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 INT ▶[김용복/강원도의회 농수위 위원장]
"의원들하고는 얘기할 때
평상시에 그렇게 얘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용어가 생소해가지고
젊은 분들이 좀 이해를 못 했을지 몰라도..."
다만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부적절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 st-up ▶
"공무원들은 지방의원들이
직원들에게 하는 막말과 갑질이
이뿐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지난해 11월에도 같은 상임위의
한 도의원이 자신이 세운 사업비 예산을
공무원들이 함부로 조정했다며
막말과 하대를 한 일이 벌어져
소속 당에서 제명됐습니다.
공무원 노동조합은
강원도의회에 윤리위원회가 있어도
매번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며
의원들의 막말과 갑질을 막기 위한
조례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조례 제정 권한을
지방의회가 갖고 있어
의원 부당행위 근절 조례가 있는 곳은
부산 동내구와 중구 단 두 곳뿐입니다.
MBC 뉴스 백승호입니다.◀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