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ＡＮＣ▶
제보는 MBC입니다.
화천군 사내면의 한 주민이
국방시설관리단의
막무가내식 토지 매수 시도에
부당함을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군부대 진출입로를 넓히기 위한 목적이라는데,
토지주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ＶＣＲ▶
화천군 사내면의 한 군부대 인근 밭.
60대 농민 길상원 씨는 이곳에서 수십 년째
깨와 더덕을 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달 전,
국방시설본부 관계자가 길 씨를 찾아와
밭의 일부를 팔 것을 제안했습니다.
길 씨는 부모 세대부터 일궈온 밭을
팔 생각이 없어 제안을 거절했지만,
시설본부는 팔지 않으면,
법에 따라 강제수용될 수 있다고 통보했습니다.
◀ＩＮＴ▶[길상원/화천군 사내면]
"부모님이 지켜준 땅을 셋째라고 이만큼 줬는데,
그것마저 지금 이렇게 돼 버리니까 화가 좀 나네요."
길 씨는 시설본부에서 내건 매수 조건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군부대 진출입로를 넓히기 위한 목적으로
도로와 인접한 토지 600여 제곱미터만
쪼개서 사겠다는 건데,
길 씨는 그렇게 되면
남은 밭은 가치가 사라질뿐더러,
현재 진출입로도 지금까지 문제 없이
사용해왔다고 주장합니다.
[브릿지]
"군부대 진출입로를 넓히기 위해 제가 서 있는
오른편의 토지를 수용하겠다는 건데요.
전체 토지의 40%가량입니다."
길 씨 가족은 평생 군부대 인근에 살면서,
군사 훈련 소음과 분진 피해를 참아왔는데,
그 대가가 토지 강제수용이냐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사과나무를 심어 노후를 준비하려던 계획도
지키지 못할 상황에 놓였습니다.
◀ＩＮＴ▶[길상덕/화천군 사내면]
"공문을 보니까 나중에 행정소송까지 걸겠다고
협박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그게 기분이 나쁜 거죠."
길 씨는는
"군부대가 꼭 필요한 토지만 일부 사면 안되냐"는
절충안도 제시했지만
국방시설본부는
대안 제시도 없이 거절해
반감만 키우고 있습니다.
◀전화ＩＮＴ▶[윤지해/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강제 수용은) 굉장히 불만이 많은 법 제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고요.
부당한 케이스들이 계속 나올 텐데 사전에 충분한 대화,
혹은 절충점 이런 것들을 찾으려는 노력들을 병행하면서.."
이에 대해 국방시설본부는
"수용 면적과 관련해 토지주와 협의 중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해 토지 보상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일방적인 법 논리만을 내세운
국방시설본부가
다음 주 토지 측량까지 예고하고 나서면서,
조상대대로 접경지역 땅을 지켜낸
농민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승연입니다.(영상취재:이인환/그래픽:전진호)
◀ＥＮＤ▶
#국방부 #군부대 #강원도 #화천 #강제수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