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집에서 택배를 시킬 수는 있지만,
받을 수는 없는 산골 마을들이 있습니다.
주민들은 5km 이상 떨어진 곳까지
나가서 물건을 받는 불편이 있는데요..
택배사도 산골 구석구석을 오르기에는
수지가 맞지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이병선 기잡니다.
◀END▶
◀VCR▶
영월의 한 지방도변에 있는 주유소 앞에
택배로 도착한 물건이 와 있습니다.
주유소 직원이 주문해 받은 택배가 아니라
인근 마을 주민의 물건입니다.
◀INT▶주유소 관계자
"아는 데가 여기밖에 없잖아요, 마을 사람들도
기름 넣고 가는 데니까. 편의상 여기 아무데나
놓고 가라고 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여기에
놓고 가는 거예요"
실제로 물건을 받아야 하는 건 산골마을
주민들인데, 주민 절반 정도만 차가 있다보니
일이 있어 나간 주민이 대신 택배를 가져오면
찾아가는 식입니다.
마을 주민들은 "집 앞까지 배송되는 게
택배 아니냐"며, 택배 대리점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합니다.
◀INT▶마을 주민
"집으로 좀 가져다 달라고 했더니 안 온다고
그래서 실랑이를 했더니, 자기가 사장이니까
마음대로 하겠다고, 반송하겠다고. 만약에
도서 산간 지역으로 포함이 된다고 해도
당연히 그럼 돈 내고, 집으로 갖다 주는 게
맞는 거니까"
택배 대리점도 사정은 있습니다.
주유소부터 5에서 6km 가량의 거리지만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가장 높은 곳까지
도착하는데만 10분 이상이 걸립니다.
택배를 한개를 전달하고 돌아 오는데
30분을 쓰게 됩니다.
거리에 따라 요금이 책정되지도 않는데
건당 천원이 안 되는 수수료를 받고
산 속의 집집마다 전달하기는
쉽지 않은 겁니다.
게다가 대리점 한 곳이 영월읍부터 상동읍까지
전체를 담당하는데, 면적만으로 보면 서울
전체와 비슷한 크기입니다.
◀SYN▶택배 대리점 관계자
"언덕을 높이 올라가면 뒤로 다 쏟아져서
쏠리기 때문에 배송을 못하는 게 꽤 많아요.
(개당 수수료) 그걸 받고 그 멀리까지 가는 게
사실 타당치가 않다 보니까"
이같은 문제가 산골 마을이 많은 군 지역에서는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데,
양구군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을
자활근로자로 고용하는 '오지 택배'를
시작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SYN▶ 차효정 / 양구군 지역자활센터
"(자활근로자들은) 봉사를 한다고 생각을
하세요. 받는 분들이 감사하게 생각하고 또,
배달해 드리는 것 자체가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주민들과 택배사의 입장은 평행선일 수밖에
없지만, 앞서서 갈등을 해소한 사례가
있는 만큼 지자체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MBC 뉴스 이병선입니다. (영상취재 차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