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춘천MBC 보도 이후 문제가 된
제도나 현장이 개선됐는지를
점검하는 '새로고침' 시간입니다.
지난해 홍천의 국도에서 80대 여성이
차에 치여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미흡한 보행 안전시설 탓에
예견된 사망사고였다고 입을 모았죠.
그런데, 사고 뒤 석 달이 지났지만
현장은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새로고침, 이승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홍천군 화촌면 군업리를 지나는
국도 56호선.
가로등도, 사람이 다닐 만한 인도도,
차량의 과속을 막을 장치도 없습니다.
하나 있는 횡단보도는
밤이면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지난해 10월 저녁 시간,
이곳에서 80대 여성이 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석 달이 지나고 현장에 다시 가봤습니다.
해가 지자 작은 조명 하나가 켜집니다.
[브릿지]
"보도 이후 횡단보도에는 사고 당시에는
없었던 작은 조명이 설치됐는데요.
이렇게 횡단보도 일부를 비추고 있습니다."
밤에도
횡단보도가 잘 보이도록 설치한 건데,
빛이 횡단보도의 절반도 닿지 않습니다.
도로는 여전히 캄캄하고,
시속 60km 제한속도를 무시한 채 달리는
차량 때문에, 주민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습니다.
◀ INT ▶[백남숙/마을 주민]
"(조명) 키도 낮기 때문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봐요.
그러면 저기에서 속력을 가해서 내려오는
운전자분들이 과연 저게 보일까요?"
사고 이후 경찰과 도로교통공단 등 관계기관은
합동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시인성이 부족하고,
속도제한 시설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한 일이라고는
경찰이 설치한 조명 뿐입니다.
주민들은 안전한 인도 설치를 요구했지만
허사였습니다.
◀ INT ▶[안순흥/마을 주민]
"집이 여기니까 이렇게 (갓길로) 올라오시다가
여기서 내려가는 차에, 그 바람에 넘어지셔서
그때 한 번 또 돌아가실 뻔했어요.
그런데 그다음에 진짜 돌아가신 거지.."
참다못한 한 주민은 자비를 들여
도로 쪽을 향해 커다란 조명을 설치했습니다.
◀ INT ▶[마을 주민]
"조치가 되게 미흡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개인적으로 저기가 너무
위험해서 전등을 따로 설치했어요.
여기 할머니도 계시고 그래서.."
이에 대해 국도 56호선을 관리하는
강원도 도로관리사업소는
언 땅이 녹으면 가로등 3개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고정식 과속 단속 카메라를 설치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관계기관들이 미적대는 사이,
마을 주민들의 보행 안전은
여전히 위협 받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승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