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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국가정원으로 가는 길

정원(庭園)을 한자로 보면 울타리에 둘러싸인 집 안 틀로 해석할 수 있다.

 영어 garden도 복잡한 어원을 따져보면 비슷한 의미로 통한다.

집 안 공간에 꽃도 심고 나무도 심어 여유 있는 삶을 지향하는 출발점이 바로 정원인 셈이다.

 이러한 정원을 산업으로 키운 정책이 바로 국가정원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한국적인 지형과 기후, 식생을 살려 자연과 인간이 상생하는 공간을 조성하는 게 그 목적이다.

 이런 국가정원이 춘천에 화두로 떠오른 건 역시 정치적인 입김이다.

 허영 국회의원이 지난 총선 대표 공약으로 내걸면서 떠오른 이슈인데,

춘천시는 현재 국가정원 지정 전 단계인 지방정원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춘천시 시책과 국회의원 발의를 보도하는 지역 방송사로서 국가정원이 정확히 뭔지,

생기면 어떤 것이 좋은건지 취재 보도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정원 속으로 직접 들어가서 보자.

 우리나라에 국가정원은 두 곳이 있다.

 울산 태화강과 순천만이다.

 마침 순천만 국가정원에서는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었고, 취재를 시작했다.

 직접 방문한 순천만 국가정원은 정말 넓었다.



 축구장 144개 크기의 정원은 하루 만에 도보로 취재가 어려울 정도였다.

 식물원과 숲길, 동물원, 꽃밭과 각종 테마 동산이 들어섰는데 평일임에도 인파가 북적였다.



 주변 상인들은 국가정원이 말 그대로 지역을 살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박람회의 경제적 효과는 1조 6천억 원에 이르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원에는 관광객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잘 조성된 울창한 나무 사이로 흐르는 개울에는 순천 시민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발을 담그고 있었다.



 휴식을 위해 박람회 전기간권을 구매해 매일같이 들어온다는 증언.

 시민들에게 들은 정원의 가치는 경제적 효과를 상회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 찾은 거창 창포원은 지방정원이었다.

 순천보다는 작았지만 잘 가꿔져있어 비가 오는 날씨에도 관광객들이 멀리서 찾아올 정도.



 취재를 위해 방문했지만 두 정원을 둘러보면서 마음이 안정됐고 기분도 좋아졌다.

 취재하는 내내 '춘천에도 이런 정원이 생기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춘천시는 호수정원을 테마로 한 국가정원을 꿈꾸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방정원부터 지정돼야 하는데 강원도내 6개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지방정원이 돼도 국가정원은 3년 후에나 가능하다.



 춘천시와 지역 의원이 정성을 쏟고 있는 춘천 호수 국가정원.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자 스스로 깨닫고 우리 지역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서 뿌듯한 기분이었다.

  삶의 여유를 찾고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는 공간인 정원을 취재한 기자가

유치 경쟁 승리를 논하는 건 자본주의적인 안목과 가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정원이 담고 있는 삶의 또 다른 모습으로 위안하고자 한다.












































김도균
춘천MBC 김도균기자입니다. 경제와 체육, 인제군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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