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강원도 깊은 산속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 동물 산양이 올겨울 들어
민가나 도로에서 자주 목격되고 있습니다.
산간지역에 많은 눈이 쌓이면서
먹이를 구하러 내려온 건데요.
이번 겨울 유난히 많고 잦았던 폭설에
전체 산양의 17%가 굶어 죽었습니다.
김도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강원도 인제 백담사 초입의 백담마을.
갈색 털의 뿔 달린 동물이
양봉 통 뒤에서 빼꼼 고개를 내밉니다.
멸종 위기 야생동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산양입니다.
산세가 깊고 험한 곳에 사는데
먹을 것이 없어 사람들이 사는
마을까지 출몰한 겁니다.
◀ st-up ▶
"계속된 폭설로 미시령에는 160cm가
넘는 눈이 쌓였고 산양들은
먹이를 찾아 민가까지 내려왔습니다."
근처에서는 폐사한 산양도
두 마리 발견됐습니다.
◀ INT ▶ 라등용 / 주민
"폭설이 오고 날씨가 좀 개고
폭설이 조금 녹으니까 보이더라고요.
눈에 파묻혔다가.
그래서 신고하게 됐고.."
계곡 아래에서 사체를 끌어올려 확인해 보니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굶어 죽었습니다.
◀ SYNC ▶
지형우 /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과장
"수컷이고 한 7년에서 8년생 정도 돼요."
산양은 식물의 잎이나 종자를 주로 먹는데
온통 눈으로 뒤덮인 겨울 산에서는
먹이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해마다 10마리 안팎이
굶어 죽습니다.
그런데 올겨울은 유난히 그 수가 많습니다.
구조됐다 죽은 것까지 합치면
무려 277마리에 달합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산양은
최대 1천 6백마리 정도인데
이번 겨울에만 17% 넘게
굶어 죽은 겁니다.
눈이 많이 자주 내려
먹이활동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문화재청이 겨울철 먹이로
지난해보다 2배나 많은 3톤을
40곳에 나눠 뿌렸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습니다.
국립공원은 배를 곯은 산양을 발견하면
신고가 가장 먼저라고 말합니다.
◀ INT ▶
손장익/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북부보전센터장
"가급적이면 인위적인 먹이 주기는
금지해 주시고 구조가 필요한 산양들을
발견했을 경우에는 가까운 지자체나
공단으로 연락을 주시면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30cm 이상의 눈이 쌓인
산속에서 산양들이
그야말로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도균입니다.(영상취재 김유완)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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