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최근 정부는 지방을 위주로
필수 의료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만큼 수도권과 지역의 의료 격차가
점점 커지면서 지역민들의 의료서비스 질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춘천MBC는 강원도의 열악한 의료 실태와
대안을 살펴보는 기획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하루 반나절을 써 가며
병원을 가야 하는
강원도의 열악한 의료 접근성을
이송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양구군에 살고 있는 76살 함금영 할머니.
지난해 말, 길에서 넘어져
허리를 다쳤습니다.
그런데 양구에는 수술할 병원이 없어
지난달 춘천의 한 병원을 찾았습니다.
수술과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병원이었기 때문입니다.
◀ INT ▶ 함금영 / 양구군 국토정중앙면
“간단한 건 여기(양구)로 다니는데 꼭 여기저기 큰(질환을) 볼 때는 춘천으로 나가죠 여긴 (병원이) 없으니까.”
그런데 진료를 받는 날이면
늘 아침 일찍 집에서 나와야 합니다.
◀ st-up ▶
여기는 양구군 시내와 멀지 않은 지역입니다.
지금 시간은 8시 2분인데요.
여기서 춘천에 있는 병원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함금영 할머니가
집에서 나와 출근길 정체를 뚫고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9시.
◀ st-up ▶
춘천에 있는 병원에 도착했는데요.
1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거기에다 병원에 도착해서도
1시간 가량을 또 기다립니다.
병원은 이미 양구, 홍천 등
다른 시군에서 온 환자들로 가득합니다.
이렇게 반나절을 병원 진료에 쓰는
불편함은 익숙해졌지만,
혹시라도 모를 응급 상황은 늘 걱정입니다.
◀ INT ▶ 박연희 / 환자 보호자
“밤 늦게나 새벽에 전화가 오면 저희는 좀 불안한 상태고, 주위에 많이 계셨어요.
돌아가신 분도 많이 계셨지만..”
[ CG ] 서울시민의 96%는
1시간 반 거리에 종합병원이 있습니다.
반면 강원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단 50%만이 1시간 반 거리에
종합병원이 있습니다.[ CG ]
[ CG ] 또 응급의료센터도
강원도 7개 시군은 30분 안에 갈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 CG ]
이렇다 보니 위급한 상황에서
골든 타임을 놓치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10월 정선의 한 공사 현장에서
40대 남성이 4m 아래로 떨어져
머리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당시 가장 가까운 외상센터는
차로 1시간 50분 거리에 있었습니다.
환자는 헬기를 타고
사고 발생 2시간 만에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 INT ▶ 강원소방본부 관계자
"(환자들은) 생명 유지를 위한 골든타임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한 분들인데 (당시) 도로 여건이 갖춰지지 않다 보니까 큰 병원으로 이송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강원도에서 중증 질환을 볼 수 있는
상급병원은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과
강릉아산병원 등 2곳뿐입니다.
반면 서울은 상급병원이 14곳입니다.
강원도에서는 매년 10만 명 중 50명이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송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