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작년 11월 춘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3명이
신호 위반과 과속 주행을 한
80대 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숨졌는데요.
이런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전국적으로
잇따르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춘천MBC가 이 문제를 집중 점검합니다.
강원도 고령자 면허 반납률이
2%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 오늘은 먼저
고령 운전자들이 면허 반납을 주저하는
이유를 이송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올해 89살 한명석 어르신.
아흔을 앞두고 있지만
경적 소리도 잘 듣고
신호등 색깔도 잘 알아봅니다.
40년간 운전을 했는데
사고는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안전을 걱정한 자녀의 권유로
지난해 결국 면허를 반납했습니다.
◀ INT ▶ 한명석/고령운전자(면허 반납)
"여태까지 사고 한번 없이 그냥 지냈는데, "(자녀가) 이젠 연세도 많고 제발 운전 그만 두시라고(하니까).""
면허를 반납한 지 8개월째,
가장 불편해진 건 이동입니다.
한 달에 4번,
병원을 가는 것도 일이 됐습니다.
◀ st-up ▶
외곽에서 병원이나 마트가 있는
시내까지 가는 버스는 4대뿐입니다.
이마저도 배차 시간은 20분이 넘습니다.
[ 부분CG ] 집에서 버스정류장까지 걸어서
10분, 버스를 타고 또 40분을 가야 합니다.
버스에 내려서 걸어가면
집에서 병원까지 총 50분이 걸립니다.//
차로는 1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이동 수단이 바뀌면서
시간은 40분이 더 늘었습니다.
친구를 만나러 나가는 것도 쉽지 않다 보니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 INT ▶ 한명석/고령운전자(면허 반납)]
"장날 아니면 주로 혼자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콜택시 불러서.."
밭농사가 생업인 78세 임종순 씨는
2년째 면허 반납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20분 거리 마트에서
농자재를 구입하는 것부터
수확한 농작물을 포장해 옮기는 것까지.
모두 트럭이 없으면 안 되는 일들입니다.
◀ INT ▶ 임종순 / 고령 운전자
"비료 포대나 가마니나 그런 것에다 (농작물을) 잔뜩 담아서 메고 나와서 (트럭에) 싣고 들어오는 거죠."
강원도 고령 운전자 18만 1천여 명 가운데
면허를 반납한 사람은 2% 정도.
정부가 운전 능력에 따라
운전 시간이나 지역에 제한을 두는
조건부 면허제도를 추진하고,
지자체들도 면허 반납
보상금을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고령 운전자들은
일상이 불편해지는 현실 앞에
여전히 반납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 INT ▶ 임종순 / 고령운전자
"병원에라도 가서, (간다고) 하면 맨날 자식들을 부를 순 없잖아요."
MBC뉴스 이송미입니다. (영상취재: 이인환)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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