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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리포트]늙은 연극배우의 노래

◀ANC▶

강원도의 원로 연극인들이 이번 주말 춘천에서 새로운 연극무대를 엽니다.



평생 연극인으로 살아온 그들이 실제 자신의 삶과도 같은 늙은 배우를 연기합니다.



강화길 기자가 공연에 앞서 리허설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END▶



◀VCR▶



장막이 드리운 무대에

쩌렁쩌렁한 목청이 울려퍼집니다.



◀SYN▶

"번개여 하늘을 전부 가르면 바람아 불어라"



일흔이 넘은 배우는

동년배의 주인공으로 빙의해

젊음을 회고합니다.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단막극을 재구성한

연극 '늙은 배우의 노래'입니다.



무대의 주인공은 강원도의 원로 연극인들.



주말인 내일(10일) 춘천인형극장,

오는 30일 속초문예회관에서 공연합니다.



평생을 무대에 의탁한 늙은 배우들이

지역사회에 바치는 헌정극입니다.



◀INT▶ 김경태/연극인(춘천)

"내 인생보다는 남의 인생을 다 살다가 거의 약해진 몸, 허약한 몸, 이런 몸이 되다 보니까 회환에 어려서 하는 독백 대사거든요. 그래서 쉽게 몰입되고.."



1980년대 황금기를 구가했던

강원 연극의 산증인들.



연극을 통해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인식시키고

억압된 현실에 갇힌 관객들을 위로했습니다.



이들 원로 연극인들은

춘천과 원주, 속초 등 자신의 삶터에서

가난했지만 행복한 무대를 이끌었습니다.



◀INT▶ 김학철/연극인(원주)

"삶 자체를 우리가 연극을 만들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에게 교훈적인 역할을 많이 하면서 우리가 살아오지 않았나. 그래서 참 연극은 보람 있는 예술을 우리가 하고 있구나."



늙은 배우들은 지난 2015년부터 뭉쳤습니다.



옹고집전, 관객모독 등 4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렸습니다.



이제는 대사를 자주 까먹고

무대 동선도 가물거립니다.



하지만 열정 하나만은 뒤지지 않습니다.



대본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몇 번이고 밑줄을 쳐가며 대사를 암송합니다.



그리고 지역 연극이 다시 살아나는데

일조하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INT▶ 김경태/연극인(춘천)

"인생을 살면서 의미 없이 사는 것보다는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한세상 살다 죽는 게 가장 그래도 행복한 일이 아닌가."



육신의 늙음에 구애받지 않고

오늘도 무대의 불을 밝히는

지역 원로 연극인들의 헌신이

지역 문화의 소중한 역사가 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화길입니다.

강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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