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보도]일정표 똑같은데..수료한 교육 또 듣는 의원들 ::::: 기사

◀앵 커 ▶

강원도 지방 의회들의 국내 연수 실태

집중 보도.

저희 춘천MBC는 강원도 지방의회의

국내연수 현황을 모두 입수했는데요.

제주도 등 다른 지역을 방문해

교육을 듣고는 몇 달 후에 똑같은

일정표로 같은 교육을 또 들은

의원들도 있었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 자▶

원주시의회 의원들은 인원을 나누어

올해만 제주도 6차례, 보령으로 1차례

교육을 다녀왔습니다.

일정표를 모두 받아 살펴봤습니다.

7월 초 제주도 교육 일정과

11월 중순 보령에서 열린 교육 일정표입니다.

[그래픽] 날짜랑 장소만 다르고,

3개의 교육과 세부내용,

교육의 순서와 일정,

심지어 강사진까지 모두 판박입니다.

불과 4달 차이로 선거전략 교육과

예산안심사 방법, 의정질문 노하우 교육을

두 번 들은 겁니다. //

이숙은, 안정민, 최미옥 원주시의원이

수료한 이 교육에 세금 수백만 원이 들어갔습니다.

[안정민 / 원주시의원]

"코로나 때문에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한정돼 있고 조를 나눠서 가다 보니까 장소와 일정을 선택하는 데에 애로사항이 있었거든요."

조창휘, 유선자, 이재용 의원도 마찬가지,

올해 6월과 11월 두 차례 제주도를 갔는데

교육 내용이 거의 비슷합니다.

이런데도 한 원주시의원은

교육 예산을 늘려달라고 요청합니다.

[김정희/ 원주시의원 (지난 9월 2일 임시회)]

"그런데 앞으로도 그게(해외연수) 쉽지 않을 것 같아.

이런 교육비를 배로 세워서 두 번이라도 갈 수 있고,

뭐 이렇게 자유롭게 가서 교육도 받고,

힐링도 하고 올 수 있게 이러면 좋을 것 같아요."

강원도의회도 마찬가지.

윤석훈 도의원은 지난 5월 말과 10월 말

제주도에서 열린 2박 3일 교육을 다녀왔습니다.

[그래픽]2번 교육 모두 같은 강사진,

비슷한 내용이고, 2일차에 다녀온 관광지만

절물자연휴양림에서

비자림으로 달라졌습니다.

[윤석훈/ 강원도의원]

"자료만 보면 이제 겹치고 중복되는 것이지만,

행정사무감사 따로 받고 예산안 심사기법 이렇게

구분을 해서 (다르게 받았습니다.)"

의미없이 반복된 국내 연수는

지방의회에 대한

신뢰만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이바다/ 강원대 사회과학대 지방의회 모니터링단]

"(같은 일정이) 뭐가 다른지 모르지만,

그냥 각지를 돌아다니는, 특히 이건 국내이지만

국외로 가면 더욱 불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반복된 교육연수의 이유는

애초에 계획을 수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강원도의회, 원주시의회 등 강원도 대부분 의회가

아무런 교육 연수 계획 없이 예산부터 세우고

있습니다.

[윤민섭/ 정의당 강원도당 사무처장]

"지금은 일단 예산부터 세워놓고 어디를 갈지

정하지도 않고 무엇을 보고 배울 건지 이런 것도

정하지 않고 그냥 가고 싶을 때 가는 그런

관광성으로 대부분 진행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강릉을 제외한 강원도 내 18개

지방의회에서는 이미 내년 해외연수 예산을

수천만 원씩 책정했습니다.

무엇을 보고 배울지, 그리고

코로나19와 대선, 지방선거가 있는 내년에

해외에 갈 수 있을지는 그다음 문제입니다.

서울시와 경기도, 부산, 충남 등 일부

지방의회들은 교육연수활동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시행해 해마다 교육연수 계획을 세우고,

앞선 교육연수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조례 제정과 개정이 가장 큰 책무인

강원도 내 지방의회가

이 같은 조례는 왜 외면하는 지

강원도 유권자의 매서운 심판의 날인 지방선거가

앞으로 180여 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