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남]대한제국 말기 항일의병장인
민긍호 대장 묘역에는 친일 인사였던 정일권의
추모사가 새겨져 있는데요.
여]심지어 충혼탑에 쓰인 '대장'이라는 글자는
소리는 같지만 교묘하게 격을 깍는 한자를
사용했습니다.
이병선 기잡니다.
◀END▶
◀VCR▶
'고 민족영웅 의병대장 민특무 긍호 지
충혼탑'.
대한제국 말기 대표적인 항일 의병장
민긍호 대장의 묘역에 새겨진 글귀입니다.
그런데 '대장'이라는 글자를 들여다 보면
'육군대장'처럼 군 전체를 통솔한다는
의미의 '대장'이 아니라,
'무리 대'자에 '길 장'자,
즉 소대장이나 분대장처럼 작은 규모의
부대를 이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충혼탑 건립에 관여했던 당시 육군참모총장
정일권은 친일인명사전에도 등재된 친일파.
역사 단체들은 민긍호 대장 호칭의
격을 낮춘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추정합니다.
◀INT▶
변창수 / 강원 역사교사모임
"육군참모총장이었던 정일권이라는 사람이
민긍호 의병장을 깎아내리기 위한 의도가
여기에 숨어있지 않을까"
더구나 정일권이 충혼탑에 추모사까지
써놓아 자신의 친일 이력을 세탁하려 한
흔적도 있습니다.
◀SYN▶
한현수 / 원주고등학교 2학년
"해방 후 친일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잘못된 역사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강원 역사교사
모임 등 역사 단체들이 이에 반발하며
충혼탑 재건립을 원주시 등에 요구했지만,
원주시는 2013년에 한차례 묘역을
보수했을 뿐 잘못된 부분은 고치지 않았습니다.
(s/u) 지속적인 문제제기에도 지자체에서
응답이 없자 관련 단체들은 민긍호 대장의
봉기기념일인 지난 5일, 충혼탑의 문제를
담은 안내판을 설치했습니다.
10년이 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안내판 하나를
추가하는 것뿐..
지자체가 나서지 않는다면
민긍호 대장은 앞으로도 격하된 호칭을
유지한 채,
친일 인사의 행적을 미화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밖에 없습니다.
MBC 뉴스 이병선입니다. (영상취재 차민수)